짠맛 대신 신맛 건강 챙기자
국물-찌개-김-김치 등 짠 반찬이 문제
소금을 끊을 수 없다면 야채를 많이 먹는 것도 '대안'
한국인의 하루 식염 섭취량은 15~20g, 티스푼 3~4개 분량에 해당하는 양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적정 섭취량(6g)보다 최고 3배 이상 많다. 전문가들은 "소금이 많이 들어간 국·찌개·김치에 각종 소금 장식품의 반찬을 곁들여 먹는 식단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쌀밥·생야채에도 소금이 들어 있다=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식품에는 소금을 뿌리지 않아도 소금 성분이 조금씩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소금은 밥 1공기(90g)에 4.5, 고구마의 절반(130g)에 48.75, 등심 1인분(100g)에 165, 계란 1개(60g)에 157.5g이 들어 있다. 고기나 곡류 뿐만이 아니라, 짠맛을 거의 느끼게 하지 않는 야채나 과일에도 소금은 들어가 있다. 귤 1개(100g)의 소금 함량은 15g이다. 이처럼 우리가 자연을 통해 섭취하는 소금은 하루 2g 안팎으로 인체가 필요로 하는 소금의 양과 거의 일치한다. WHO는 6g을 권고하고 있지만 인체가 필요한 최소 양은 1.52g이다. 이론적으로는 소금을 전혀 먹지 않는 무염식을 해도 몸에는 이상이 없는 셈이다.
한국 전통음식은 소금 덩어리=문제는 한국인의 식탁에 소금을 추가하지 않은 메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특히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소금을 과도하게 섭취하기 쉽다. 예를 들어 보리밥 미역국 계란말이와 배추김치로 아침을 먹으면 대개 소금 3.5g을 먹게 된다. 간식으로 먹는 커피 1잔과 비스킷 3조각에도 소금 2g이 들어 있다. 점심시간에 비빔밥을 먹고 간단한 국물을 곁들여 마시면 소금 5g이 몸에 들어온다. 저녁식사 때 보리밥, 김구이, 김치, 우거지국,
고등어구이 1조각을 먹으면 다시 소금 3g을 섭취하게 된다. 스낵과자 1봉지(소금 함량 1.5g), 라면 1개(2.5g)를 삶아 먹으면 하루 소금 섭취량은 17g이 된다. 영양학회 기준에 따라 따분하게 요리를 해도 이 정도여서 소금 간을 즐기는 사람은 무심코 하루 2530g씩 먹게 된다. 사람의 혀에 있는 오독오독 돌기에는 맛을 감지하는 기능을 가진 미뢰라는 조직이 있다. 미뢰의 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기 때문에 한번 짠맛에 익숙한 사람은 갈수록 소금을 더 많이 먹게 된다.
◆소금 대신 식초로 간을 맞춰라=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환자에게 의사들이 권하는 저염식은 자연섭취량 2g에 소금 3~4g을 더해 싱겁게 맛을 먹는 메뉴다. 맛이 없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다면 소금이 아닌 식초로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소금을 적게 먹는 대신 고춧가루나 후추를 많이 뿌려 먹는 사람이 있지만 짠맛이 없고 맵기만 한 음식은 더 싫어 자신도 모르게 소금을 찾게 되므로 오히려 식초로 상큼하게 간을 맞춘 요리에 입맛을 좋게 하는 것이 좋다.
◆죽어도 싱겁게 먹지 못할 경우=저염식은 하루 세 끼를 집에서 먹는 사람이 아니면 지키기가 어렵다. 집에서 세 끼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도 식성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이때는 차선책으로 야채를 많이 먹는 게 좋다. 야채를 많이 먹으면 왜 혈압이 떨어지는지 의학적으로 확실히 알 수 없지만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운동도 차선책의 하나다. 운동을 하면 혈관이 튼튼해지고 이완되기 때문에 혈압이 떨어진다. 체내 염분이 땀을 통해 배출되면서 혈압을 낮춘다는 추측도 가능하지만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건 좀 생각해 볼거리야 물을 많이 마신 만큼 소변도 많이 봐, 배설기능이 좋은 사람은 효과가 있어 그러나 배설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마신 물이 몸 밖으로 나오지 못해 체내에 머무르기 때문에 소금을 배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혈액량이 늘어 고혈압이 악화되거나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대개 배설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짜게 먹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좋은 대안이 아니라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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